장마 그리고 역류
장마의 시작
외출하고 돌아오니 낮에 쏟아진 잠깐의 엄청난 비로
베란다에 물이 여기저기 흥건하게 고여있었다.
부랴부랴 아빠 버프를 써서
기관실 일하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뚫어놓기는 했는 데
완전 바깥이 아닌가!
갑자기 휑해진 배수구를 바라보며
하나 둘씩 정리하다가 물이 스며든 액자에서
손가락 반마디 만한 바퀴벌레 두마리가 나와
바닥으로 점프하는 통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가
이번엔 남편 버프로 벌레를 잡고
(원래는 내가 잡는 역할인데 액자를 들고 있어서 잡을 수가 없었다.)
배수구도 막아버리고
청소도 깔끔히 두세번 훔쳐서 완료했다
완료할 때까지는
이거 어쩌나, 어디부터 손대야 하나 걱정스러웠는 데
막상 하고나서 어제 저녁 더 많은 비에도 끄떡 없는 걸 보고
물난리가 한번 나서 저녁엔 별탈 없었겠구나 싶은게
너무 다행이었다 ㅠㅠ
덕분에 4개월 전에 가려고 사전예약해둔
건축박람회는 못갔지만
먼저 물난리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그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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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차올라 저 높이까지 스며들었다.
이 액자 뒤에서 커다란 바퀴벌레 두마리가 나왔....
부디 장마가 잘 지나가기를...
벌레 없는 여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