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s 일상

장마 그리고 역류

toro Kim 2017. 7. 4. 09:00
2017.07.03

장마의 시작

외출하고 돌아오니 낮에 쏟아진 잠깐의 엄청난 비로

베란다에 물이 여기저기 흥건하게 고여있었다.


부랴부랴 아빠 버프를 써서

기관실 일하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뚫어놓기는 했는 데

완전 바깥이 아닌가!


갑자기 휑해진 배수구를 바라보며

하나 둘씩 정리하다가 물이 스며든 액자에서 

손가락 반마디 만한 바퀴벌레 두마리가 나와

바닥으로 점프하는 통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가 

이번엔 남편 버프로 벌레를 잡고

(원래는 내가 잡는 역할인데 액자를 들고 있어서 잡을 수가 없었다.)

배수구도 막아버리고

청소도 깔끔히 두세번 훔쳐서 완료했다


완료할 때까지는 

이거 어쩌나, 어디부터 손대야 하나 걱정스러웠는 데

막상 하고나서 어제 저녁 더 많은 비에도 끄떡 없는 걸 보고

물난리가 한번 나서 저녁엔 별탈 없었겠구나 싶은게

너무 다행이었다 ㅠㅠ


덕분에 4개월 전에 가려고 사전예약해둔

건축박람회는 못갔지만

먼저 물난리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그런 하루였다




o1.

습하디 습한 나무문, 

신혼때 흰색으로 싸악 칠했는데 

얼룩이 져있고...

미닫이문 아래쪽엔 매일 같이 

벌레사체가 늘어난다.



o2.

액자가 젖어있지 않았더라면...

베란다에 놔둔 신발이 괜찮았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뻔했다.

확실히 티나는 녀석...

아부지가 열심히 만들었는 데 빛도 못보고

 꽁꽁싸매진 상태로 변을 당했다.


o3.

그리고 배수관... 노답이다

완전 바깥이라고 보면 됨

여름철에 이렇게 벌레가 많았던 이유도, 

손가락 반 마디만한 바퀴벌레가 나온 이유도

겨울에 엄청 추웠던 이유도

다 이 녀석 때문이다!



물이 차올라 저 높이까지 스며들었다.


이 액자 뒤에서 커다란 바퀴벌레 두마리가 나왔.... 


부디 장마가 잘 지나가기를...

벌레 없는 여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