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영국

[리버풀 7박 8일, D+3] 에버튼 vs 토트넘 프리미어리그 직관 (손흥민 선발, 그날 구디슨파크에서는 무슨일이!)

toro Kim 2020. 9. 19. 18:00

44박 45일의 여행의 시작, 

시차 계산을 잘못해서 런던도착 바로 다음날인줄 알았던 축구 경기로 인해

밤 버스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 온 리버풀,

새벽 6시에 도착한 리버풀은 너무 고요했고,

시체처럼 돌아다니다가 체크인 시간에 맞춰 호스텔에 갔을 땐

이미 내 몸이 내몸이 아니었다.

그렇게 오후부터 내리자고 다음날 아침, 
에버튼 vs 토트넘 경기를 보기 위해 구디슨 파크를 찾았다.




구디슨 파크 입구에 있는 딕시 딘(Dixie Dean)의 동상

1927-28시즌 39경기 60골을 기록한 어마어마한 기록을 보유한 에버튼 FC의 레전드이다.

유니폼에 등번호 9번을 달고 뛴 최초의 선수이기도 하다.





마침 할아버지와 손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벽면에 새겨진 글들을 설명해주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돌로 새겨진 벽면에는 에버튼 서포터즈과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을 추모하는

에버튼 FC 구단의 뜻깊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구디슨 파크 입구에 놓인 추모의 꽃들

GRANDDAD... 할아버지라는 뜻이란다. 



경기시작 전의 구디슨 파크 바깥의 모습,

바로 옆에 에버튼 원 스토어가 있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호텔 근처 테스코에서 사온 샌드위치를 스탠리 공원에서 먹고 온 터라

바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지도로 구디슨 파크의 모습을 확인 한 뒤

구매한 티켓의 좌석을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파크 스탠드 앞 매표소의 모습이다. 

에버튼은 내가 알아봤던 경기장 중에 유일하게 스텁허브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Box Office에서 티켓을 교환해주는 팀이었다.

알아봤던 스텁허브 티켓들은 대부분 시즌권 카드를 영국내에 있는 주소로 받았다가 우편으로 돌려주거나 (분실 위험이 있다)

프린트 할 수 있는 티켓을 더 비싸게 구매할 수 있었는 데 말이다. 

난 에버튼FC 공식 홈페이지에서 티켓 구매 성공!!!

(티켓 구매에 관련된 블로그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벽면에 적힌 Exit 숫자를 참고해서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46-47를 찾았다.

아직 60번대니깐 조금 더 들어가야 하나보다.



삼엄해 보이는 경비

안전요원들이 문마다 지키고 있었다.


TICKETS ONLY

경기장 내부는 당연히 티켓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했다.



경기가 있는 날 당일에 오픈하는 인포메이션을 지나치고

순식간에 경기장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도 그럴것이 동양인 여자가 경기장을 기웃기웃 대고 있으니

46-47번 입구에 가기도 전에 안전요원들이 티켓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했고

친절하게 46-47번 입구를 안내 받아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전 소지하고 있는 슬링백 체크도 받아

확인을 완료했다는 띠도 둘러주었다.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비가 올지도 몰라서 챙겨온 우비때문에

가방이 터질 것 같아서

아까 마시던 물은 외투 주머니에 넣었는 데

외투 주머니까지는 확인하지는 않았다.

가져온 DSLR도 무사통과!!

경기장 마다 입장 금지아이템 목록이 다르니 꼭 티켓과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지나온 입구를 돌아보니 세상에나 저렇게 좁은 문을 통과해왔다!



안쪽의 스낵바에는 맥주/콜라/햄버거 등을 팔고 있었다.

아직 경기시작 한시간쯤 전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기전 한번의 표검사를 더 받은 뒤에

드디어 좌석을 찾았다.


이번 여행에서의 첫 도시가 리버풀이 된 것도

이 티켓 한장 가격으로 인해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돈 42파운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42파운드에 볼 수 있다니!!


(티켓 구매에 관련된 블로그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173번 자리에서 보는 그라운드의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한쪽에 살짝 기둥이 있긴 했지만

이정도면 뭐 선수들이 엄청 잘 보일 것 같은 예감!!

지붕도 있어서 비가 와도 끄떡 없겠다.



서 있는 곳에서 왼쪽에는 필립 카터 파크 스탠드, 

오른쪽에는 글라디스 스트리트 엔드 스탠드가 보이고...

선수들 좌석이 맞은 편에 위치해 있었다.

대기 선수들의 몸푸는 모습과 감독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 데 아쉽게 됐다.




카메라도 여기저기에 위치해 있어,

오늘의 경기를 촬영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가 더 빛이 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오늘도 선수들의 모습 잘 잡아주세요~



원정 토트넘 팬들이 위치한 자리는 벌써부터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안전요원들도 다른 곳에 비해 집중적으로 배치되었다.



맞은 편에 있는 선수단 좌석의 모습

아직은 조금 이른 감이 있어서 썰렁했지만

그래도 장내에 울려퍼지는 노랫소리가 뭔가 시작되려고 하는 분위기같아서 그런지 가슴은 콩닥콩닥!



제일 먼저 양 팀 골키퍼들이 경기장에 들어오고 

에버튼의 조던 픽포드와 

원정팀 토트넘의 가사니가 골키퍼가 몸을 풀고 있다. 

가사니가는 8라운드 브라이튼 전에서 요리스가 큰 부상을 당했을 때 급하게 교체되었는 데

이후 토트넘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홈팀 에버튼 선수들이 입장하고, 

관중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해 주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소니!!

내가 진짜 소니 아니었으면 밤 버스 안 탔을 텐데...ㅋㅋ




갑자기 경기장에 비가 들이친다. 

하긴 아까도 하늘이 금새 비가 와도 모를 날씨이긴 했다.

구름이 잔뜩 낀 영국의 날씨

영국은 하루에도 몇번씩 맑았다 흐렸다 하는 나라니깐!!



토트넘 선수들이 하나둘 씩 몸을 풀기 시작했다. 

소니도 빠질 수 없지!! 

가져간 카메라로 열심히 손흥민 선수를 촬영했다.

오늘도 멋진 활약을 해주길 바라며...










오오 원정팬들 바로 앞까지 와서 연습중인 쏘니!

초 근접샷 촬영에 성공했다! 

꺄아~~









너무 소니만 촬영하는 것 같아서 다른 선수들도 조금씩 찍었다.




태극기를 가져왔으면 좋았겠는 걸 했던 순간!!

태극기를 들고 온 한국 팬들도 많이 보였다.


그렇게 한동안 원정석 근처에서 몸푸는 토트넘 선수들을 보다가

좌석으로 돌아왔다.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오늘의 심판진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공정한 심판 부탁해요!!







토트넘 선수들도 경기전 막바지 훈련에 돌입했다.

경기전에 몸을 잘 풀어주어야

갑자기 스프린트를 하거나 다른 선수들과의 경합 상황에서
부상의 위험이 적다.




다시 에버튼 선수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를 챙겨본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에버튼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해서

몇몇 선수의 얼굴만 알고 있었는 데...

경기전에는 많이 챙겨보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감흥이 다르다랄까?













아스날에서 이적한 이워비(17번)와 안드레 고메즈(21번)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손을 흔들어 주는 고메즈 선수!

팬들에겐 이런 손동작 몸짓 하나에도 감동적이지 않을까?





오늘의 베스트컷! 

움직이고 있어서 살짝 흔들렸지만 킥이며 흩날리는 머리카락이며 너무 멋있다~ >ㅁ< 





히샤릴리송은 왜 -_ ㅠ; 정면 샷이 없는 것인지... 끙!!





경기가 시작되려나 보다 

잔디에 펼쳐놨던 것들을 하나둘씩 치우기 시작하고...

다행히 비는 잠깐 오더니 그쳤다.

잔디에 물을 안뿌려줘도 되는 상황!! 오...




몸풀고 있는 선수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사이 경기장 내부도 관중들로 거의 다 들어차 있었다.



전반전이 시작되었다.

왼쪽이 토트넘, 오른쪽이 에버튼이라 

소니가 내가 앉은 좌석 방향에 자주 나타나서 너무 좋았다.

여기에 골까지 터트려 주면 금상첨화일텐데...


지난 유럽여행때 딱 한경기 보고 가긴했는 데 골이 안터져서...

이번에는 골이 터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읏! 토트넘이 치고나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쉽게 공을 놓친 소니...



등만 보여주는 소니... ㅋㅋ 





에버튼 수비수와 위치를 맞추고 있다가 정확하게 오프사이드를 잡아내는 선심!!

대단해용~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다시 잔디에 물이 뿌려지고 파인 잔디를 고르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하프타임 이벤트로는 골대 맞추기!!

세명의 팬들이 뽑혀 나와 세번의 기회에 골대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번번히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골...

골대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무도 골대를 맞추지 못하고 들어가야 했다. 



하프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몇몇 선수들이 몸을 풀러 나왔다. 



다시 시작된 경기,

후반전이라 쏘니의 포지션도 반대가 되었다.

그렇게 소니는 멀어져 가고...



먼쪽 골대에 알리가 골을 넣었다. 

모두가 원정석으로 달려가서 세레모니를 하고...

에버튼 관중들 사이에서 차마!! 셔터 누르는 소리를 낼 수가 없었...





오늘 소니 여기저기서 뒹구르르 ㅠ_ㅠ

다치면 안되는 데...



갑자기 경기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반대편에 누군가 쓰러져 있고,

간간히 야유가 쏟아졌다.



뭔가 큰일이 났는 가 보다. 

뭐지? 뭐지? 하면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는 데...



쏘니가 결국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ㅠ_ㅠ

아니 왜애~~~~~~


멀리 있으니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로 흘러간다.

한국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 남편에게 물으니

소니와 오리에가 고메즈에게 태클을 한 것으로 인해

고메즈가 부상을 당했고 발목이 부러졌다고...



큰 부상을 당한 고메즈는 들것에 실려 나가고 

경기가 재개 되기까지 딜레이 된 시간을 포함하여 인저리 타임이 12분이나 추가 되었다.

부디 괜찮아야 할텐데... ㅠㅠ



더욱 거세지는 응원, 

에버튼 관중석에 있다 보니

나도 덩달아 에버튼을 응원하게 되었다. 

이 기세를 몰아 한 골 넣자라는 마음이 더해져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에버튼을 응원하고 있었다.



응원의 힘이 있어서 였을 까? 

인저리 타임에 에버튼이 동점골을 넣었다.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몰아치는 토트넘 선수들...



올 시즌 VAR이 도입되어서 뭔가 의심적인게 있으면 바로 Checking에 들어갔는데

오늘 경기도 몇차례 나온 Checking이었는 데...



레드카드를 줄 상황은 아니었나 보다. 



승리가 필요했던 토트넘과

큰 전력 손실이 생긴 에버튼

양팀 모두에게 아쉬운 결과를 남기며 1:1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부상을 당한 고메즈가 무엇보다도 걱정이 되었다.


퇴장당한 소니는 괜찮으려나? 



거친 경기였지만 경기가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악수를 주고 받는 에버튼과 토트넘 선수들




경기가 끝나고 관중도 거의 없는 구디슨 파크, 

경기의 여운이 남아 좀 쭈뼛대고 있었더니 

얼른 나가라고 안전요원에게 한소리 들었다.

그 만큼 경계가 잘 되고 있는 것이리라! 

급하게 사진을 몇장 찍고 돌아나오는 길...

관중은 몇명 남아있지 않았다.



경기전에는 입장하기 바빠서 보지 못했던 반대편으로 반바퀴 돌아 나오니

에버튼의 상징적인 동상들이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가게에 사람이 쉴세 없이 들어가길래,

출출하기도 해서 제일 많이 나가는 것 하나를 추천받아 싸가지고 나왔다.

근처 식당들이 마땅치 않다 보니 경기 시작 전과 후에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경기장 뒷편에 사람들이 많이 서 있어서 

소니의 모습을 볼수 있을까 싶어서 한동안 서 있었는 데

소니는 못보고, 몇몇 선수들과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 버스에 올라타는 것을 잠깐 보고는 

버스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뭔가 아쉬운 구디슨 파크의 밤

소니를 보았다는 즐거움과 고메즈의 부상과 소니의 퇴장이 뒤엉켜서 그런 것이리라!

무엇보다도 배가 너무 고팠다.

다 식어버렸지만 얼른 숙소로 가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내일은 또 무슨일이 펼쳐질까?